나는 왜 매일 밤 잠을 못 이루는가 – 감정 루틴으로 회복하기
뉴스, 기후 불안, 디지털 과잉 자극 속에서 우리는 매일 밤 뒤척인다. SamRoutine은 이런 불안의 밤을 감정 루틴으로 회복하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일기, 자연, 뉴스 차단 루틴으로 감정 중심의 회복이 가능하다.
오늘 밤도 나는 잠들지 못했다
수민(가명, 28세, 직장인)은 매일 밤 잠자리에 들면 머릿속에 불안한 생각들이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스마트폰으로 SNS와 뉴스 화면을 끄고 눈을 감지만, “폭염”, “산불”, “태풍” 같은 기후 위기 소식이 떠오른다. 극심한 무더위와 재난 현장의 영상은 불안과 무기력을 불러왔고, 동시에 자신이 지구 환경에 한 몫 한다는 죄책감도 따라왔다.
결국 수민은 숨 죽인 어둠 속에서 뒤척이다가, 새벽이 다 되어야 가까스로 잠들곤 한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자 “도대체 왜 나는 매일 밤 잠을 못 이루는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기후 불안과 수면불안 – 밤을 뒤흔드는 그림자
지구 온난화·홍수·미세먼지 같은 환경 문제는 최근 점점 더 일상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언론과 SNS를 통해 쏟아지는 기후 위기 소식에 노출될 때마다 많은 사람이 환경 걱정을 느낀다. 사실, 기후 변화에 대한 불안감은 외부 자극 없이도 마음속 깊이 자리잡아 우리의 정신을 무겁게 짓누를 수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부정적 감정(불안·염려·절망 등)은 불면증 증상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기후 위기 탓에 잠들지 못한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수면학회(AASM)의 조사에서는 성인의 32%가 “환경 문제 걱정 때문에 항상 또는 자주 밤잠을 설친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의 41%, 밀레니얼 세대의 37%가 그러한 수면 불안을 겪는다고 보고되었다. 즉, 젊은 세대일수록 기후·환경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조사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기후불안 수준은 평균 5점 만점에 1.90점이며, 연령이 낮을수록 기후불안 점수가 높았다. 이 조사의 구체적인 결과를 보면 20대의 기후불안 점수(약 2.02)는 60대 이상(약 1.75)보다 훨씬 높았다 . 즉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기후 재난과 환경 파괴를 현실적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만큼 죄책감, 불안, 절망 같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쉽게 휘말리고 있다.
예를 들어, A씨의 하루를 돌아보면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밤늦게까지 뉴스를 들여다보다 잠들면 이상 기온에 대한 악몽을 꾸곤 한다. 낮에는 하루 종일 두통과 공허함을 느끼고, “내가 지금 하는 일(운전·비행기 탑승·육류 소비 등)이 결국 지구를 망가뜨리는 일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이처럼 기후 불안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낮 시간의 일상 리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수면불안에 시달리는 MZ세대
수민 역시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그는 주중에는 회사 업무로 바쁘지만, 출근길 라디오에서 들은 “북극 얼음 감소” 뉴스에 하루 종일 마음이 어수선해진다. 저녁에는 SNS에서 #탄소중립 챌린지를 하는 친구를 보며 자신을 돌아본다.
이 따끔한 죄책감과 무력감이 쌓여 밤이 되면 결국 수면을 방해한다. 스마트폰 뉴스를 끄고 창밖을 바라보다가도, 건너편 불빛 사이로 떠오르는 달빛이 예민하게 와닿는다.
‘이대로 나라도 자정 넘도록 뒤척이다가 하루를 무너지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눈물이 날 듯한 순간도 있다.
수민은 자신만큼이나 또래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홀로 짐을 나눠진 듯한 위안을 얻기도 한다.
이처럼 MZ세대가 경험하는 기후 불안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오히려 많은 연구자들은 이 감정 자체가 지구를 위한 긍정적 실천 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 그럼에도 이 감정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불면과 우울로 번지기 쉽다.
이제 우리는 기후 걱정으로 생긴 감정을 어떻게 다룰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감정으로 무너지는 밤을 다시 설계하다.
자연 속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일기를 쓰는 행동은 과학적으로도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외부 활동은 자연스러운 스트레스 완화제 역할을 하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글로 적는 저널링은 불안·우울 같은 심리적 증상의 완화를 돕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제 환경 걱정과 불면에 시달릴 때 곁에 둘 수 있는 구체적인 감정 안정 루틴을 제안한다.
당장 큰 변화를 만들지는 못할지라도, 하루하루 반복적 습관(루틴)으로 쌓아가면 우리 마음에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 감정일기 쓰기:
하루를 마무리할 때 5~10분이라도 가만히 앉아 그날의 감정과 생각을 노트에 적어보자. 지금 느끼는 불안과 죄책감의 원인을 글로 옮기면, 그 감정이 머릿속에서 조금은 멀어지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연구자들은 저널링이 스트레스와 불안 완화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또한 몸과 마음이 긴장된 상태라면 간단한 호흡 명상이나 스트레칭을 루틴에 넣어 긴장을 풀어보자. - 디지털 뉴스 사용 제한: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환경 관련 뉴스를 보지 않는다. 미국수면학회(AASM)도 취침 전 스마트폰 뉴스나 SNS 확인을 피할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오늘 저녁 9시 이후에는 스마트폰과 PC를 꺼두자”와 같이 스스로 규칙을 정해보자. 이때 뉴스 대신 책 읽기나 잔잔한 음악 듣기 등 마음을 안정시키는 행동으로 잠들기 전 루틴을 교체하면 더 효과적이다. - 자연 회복 루틴:
매일 짧은 시간이더라도 자연과의 교감을 생활화하자.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공원과 녹지대를 가로지르며 걷거나, 주말에 반려식물 물주기 등의 작은 자연 활동을 계획해보는 것이다. 실제로 자연 속에 머무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고 마음이 진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산책을 하며 깊게 숨을 들이쉬면 기후 위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잠시 잊을 수 있다. - 행동 실천 루틴:
일상의 친환경 실천을 루틴화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재확인해보자. 예를 들어 분리배출·재활용 같은 작은 습관을 만들거나, 친구·가족과 함께 걷기 대신 대중교통 이용·자전거 타기 캠페인을 해볼 수 있다. 예일대 연구팀은 “행동(action)이 불안의 가장 좋은 약”이라고 말한다.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작은 실천을 통해 기후문제에 대한 무력감을 떨쳐낼 수 있다. 또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지역 환경 모임에 참여하면,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얻고 실천의 동기를 높일 수 있다. - 편안한 수면 환경 마련:
기본적인 수면 루틴도 함께 점검하자.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자. 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게 유지하고, 잠들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책 읽기 등 긴장을 완화하는 활동으로 하루를 마감하자. 머릿맡에 스마트폰을 두기보다는 알람 시계를 사용하고, 눈가리개나 귀마개 등 도움이 되는 수면 소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수면 위생 개선도 기후 불안으로 심란해진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마무리: 나의 밤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순 없지만, 회복 루틴은 나에게 ‘나는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감각을 주었다.
루틴은 마음의 근육이다. 당신도 오늘 밤, 작게 시작해보길 바란다.
감정 루틴을 실천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스스로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기후 위기에 대한 걱정은 너무 과한 반응이 아니다. 오히려 관심과 행동으로 이어질 때 의미 있는 힘이 된다. 매일 밤 잠을 설치는 당신의 감정 역시 그 자체로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돌볼 것인가이다. 꾸준한 감정 일기와 휴식, 자연 속 회복, 그리고 작은 실천들이 모여 기후 불안을 조금씩 덜어줄 수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이 보고서에서 제안한 루틴을 한 가지씩 시도해보면서, 조금씩 잠이 깊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변화를 경험해보자. 과학적 연구와 실천 사례는 ‘행동’이 우리를 지키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오늘 밤, 그리고 앞으로의 밤들이 조금은 더 평화로워지기를 바란다.
내일 아침은 오늘보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눈을 뜨기를.
출처: 기후 불안과 정신건강 관련 연구 및 보도자료 , 국내 기후불안 실태조사
🛠 SamRoutine 실천 제안 요약
- 매일 밤 10분 감정일기 쓰기
- 잠자기 1시간 전 뉴스 차단
- 자연 속 10분 산책 또는 창문 열기
- 매일 한 가지 환경 실천 루틴 정하기
- 자기 전 디지털 기기 전원 끄기
✅ 다음 편 예고
"스크롤을 멈추지 못하는 밤, 내가 점점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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